미모의 바텐더와 원나잇 한 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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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포커스]
 
영국인가? 유럽인가? 잉글랜든가? 아무튼, 어느 연구소에서 연구 결과로 웃는 여자는 실제 외모보다 약 두 배 정도 예쁘게 보인다고 했다.
 
그녀가 웃는다.
 
빈 호가든 병이 쌓여간다. 한참을 즐겁게 그녀와 대화를 나누던 중, 옆에서 자고 있던 팀장이 부스스 눈을 떴다.
 
"팀장님 많이 취하신 것 같은데 먼저 들어가세요." 같이 나갈 생각 따위, 데려다 줄 생각 따윈 눈곱만큼도 없다.
 
"어후~ 저 먼저 들어갈게요." 팀장이 가방을 챙기며 부스스 일어났다.
 
그래요. 가세요. 얼른.
 
"호가든 주세요. 너 마실 것도 같이요."
 
그녀가 여전히 시크하지만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일어섰다. 주문한 호가든을 가지러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허벅지는 적당하게 살이 오른 탄력적인 볼륨, 점점 가늘어지며 일자로 미끈하게 쭉 뻗은 긴 종아리, 마무리로 얇게 떨어지는 발목에 하이힐.
 
그녀가 추가로 주문한 호가든 두 병을 들고 와서 뚜껑을 열었다. 그와 동시에 내 입도 열렸다.
 
"오늘 몇 시에 마쳐요?"
 
"왜요?" 그녀가 호가든 병 입구를 휴지로 닦으며 여전히 시크하지만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되물었다.
 
난 싱긋 웃었다. 말없이 호가든을 마셨다. 빈 잔에 그녀가 다시 호가든을 채우며 말했다.
 
"세 시에 마쳐요. 왜요?"
 
난 다시 호가든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
 
"오늘 마치고 나랑 같이 있어요."
 
그녀가 웃는다. 그녀도 호가든을 한 모금 마셨다. 여전히 아직도 시크하지만 사랑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제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래봤자다. 이미 나름대로 분위기 파악은 됐었다. 돌직구를 던져도 90% 이상 성공할 것이라는 느낌. 그래서 던졌는데 이유를 묻는다. 거절이 아니다. 네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를 말해달라는 거라고 생각했다. 돌려서 말하면 피곤해진다. 이럴 때는 진심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난 아주 진심을 담아서 대답했다.
 
"너랑 계속 같이 있고 싶다."
 
그녀가 한층 높아진 톤으로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 같이 있자."
 
이때부터 우린 말을 놓았다. 시계를 보았다. 새벽 2시 30분이 지난 시간. "오빠, 먼저 나가 있어. 나 정리하고 나갈게." 기다리는데 안 오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계산을 위해 빈 호가든 병을 세보니 약 30병. 얼핏 잡아도 내가 20병은 마신 것 같았다. 갑자기 취기가 돌았다. 가게를 나와 근처 편의점에 들렀다. 술 좀 깨고 정신을 차리려고 헛개수를 샀다. 편의점 의자에 앉아 헛개수를 마시며 편의점에 있다고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몽롱한 정신에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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